매일 같이 쏟아지는 각종 기사들 중에 가장 조회 수가 높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일 것이다. 매체의 발달로 해외  유명 리그의 중계 및 소식까지 속속들이 안방에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계의 스포츠 소식 기사도 다양화되고 양도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문제점은 스포츠 기자들이 양산하는 기사의 질적 저하다. 오타와 비문이 거슬려 도무지 기사를 읽기 힘든 정도인데, 어느 특정 매체나 특정 기자만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빈도가 너무 많고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스포츠 기자들 입장에서는 변명할 이유가 몇 가지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째, 스포츠 기사는 긴박하게 작성하여 내는 경우가 많다. 시기를 놓친 기사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스포츠 경기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결과를 예상하여 기사를 미리 작성해두었다가 경기가 끝난 즉시 앞다투어 기사를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변명 거리로서는 부족하다. 기사가 긴박하고 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점이 정치 분야 기사는 안 그런가? IT 분야 기사는 또 어떤가? 아이폰 새 제품 발표 후 이틀 후에 기사를 낼 것인가? 

 

두 번째 변명거리라면 해외 스포츠 및 선수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에 해외 기사를 번역하여 2차 기사를 생산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부족하다. 해외 기사들을 참고해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정치, 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동일한 조건이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분석 기사에 여느 스포츠 기자들처럼 오타와 비문 투성이의 기사를 내는 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번역기를 돌린 듯한 엉터리 문체는 순전히 스포츠 기자들의 문제이다.

 

스포츠를 전문으로 하는 기자는 둘 중 하나다. 선수 출신이거나, 선수가 아닌데 기자를 하거나. 선수 출신이라면, 여느 예능인들이나 체육인들이 그러하듯, 한창 때 스포츠에 전념하느라 학교 교육에 소홀하여 국어 사용에 철저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경우 편집팀이 붙어서 기사 교정 후에 탈고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선수 출신이 아니라면? 혹시라도 편견에 따라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스포츠인처럼 교양이 부족한 사람들인가? 정치, 경제 분야 기자를 할 정도의 수준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스포츠 기자인가? 이 질문에 당당하게 반박할 수 있으려면면 스포츠 기자들 스스로 각성하고 증명해야 한다.

 

보통 스포츠 기사의 경우 종목별 용어 사용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경우가 많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스포츠 특정 종목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스포츠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이 이 분야인데, 심지어 매체마다 방대한 스포츠 전반을 커버하려면 각 종목별 기사 담당 인력과 자원은 더더욱 제한적일 것이다. 따라서 제 3자가 기사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오타를 검열해주는 시스템이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른 기사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피해는 스포츠 기사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대중이 고스란히 입는다. 오늘도 스포츠 기사마다 보이는 엉터리 번역체와 비문과 오타는 그야말로 '문자 공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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