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연예대상은 역대 최악이다. 스타 눈치보기, 연공서열, 자사출신 개그맨에 대한 선호, 비연예인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배려 불공정함의 결과



위 글을 통해 2018년 3사 연예대상에 대해 신랄히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대상 수상자 선정에 관한 불공정함과 저급함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예대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상 수상을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이 받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권위있는 영화 관련 시상식인 아카데미 상의 경우, 가장 영예로운 상이며, 가장 마지막에 수여되는 상이 '최우수 작품상'이다. 


현재 3사 연예대상의 경우, 남녀 최우수상을 개인에게 각각 수여하고도, 또 그 위에 개인에게 대상을 주니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최우수'라는 단어의 뜻은 최고로 우수하다는 것인데, 최우수상보다 상위에 있는 개인상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둘째, 위 블로그 글에서 밝힌 것처럼, 개인에게 수여하니, 스타 눈치보기, 연공서열, 자사출신 개그맨에 대한 선호, 비연예인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배려 등의 불공정함이 발생한다. 따라서 프로그램에게 수여를 하면 이러한 불공정함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셋째, 프로그램은 다 같이 고생하여 만들고 가장 큰 영예는 단 한 사람, 그것도 출연진 쪽에서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 예능 프로그램은,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나 백종원의 골목식당처럼 한 개인의 역량이 프로그램의 존치와 운영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심지어 이 두 프로그램마저도) 출연진 뿐만 아니라 PD, 작가, 음향, 영상팀 등 많은 사람의 노력이 결합하여 결실을 맺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따라서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관련된 모든 이에게 공로를 돌리고 노고를 치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라 본다. 넷째, 프로그램을 선정할 경우 선정기준이 보다 명확해진다. 시청률, 광고액수, 협찬액수, 투자 대비 효율 등 방송사 입장에서는 보다 수월하게 객관적인 지표를 참고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대상 수상 선정방식도 여론조사나 인기투표를 통해, 가장 중요한 시청자의 선호를 그대로 반영하기가 용이하다. 


2018년의 SBS 연예대상 이승기 수상과 같은 최악의 불공정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아닌 팀 전체가 영예를 가져가는 프로그램이 가장 큰 영예인 대상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드컵을 맞아 지상파 3사는 2002 월드컵의 영웅 세 선수 (이영표, 안정환, 박지성)을 해설위원으로 앞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득이하게 SBS 라디오앱으로 중계를 들으며 박지성의 해설을 들은 바, 매우 실망스럽다.


우선 반복이 지나치게 많다. 한 문장이 길다보니 그 문장 안에 같은 말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하니~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라는 식이다.


둘째로 비문이 너무 많다. 주어와 술어가 조응하지 못하고, 역시 문장이 길다보니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하다. 


셋째, 잘못된 단어 선택이 많다. 특정 명사에는 반드시 따라와야 하는 특정 동사가 있는데, 그것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다. 게다가 명사와 동사가 헷갈리고, 능동태와 수동태가 혼용이 되니 듣기가 매우 거북하다.


넷째, 좋지 않은 습관이 많다. "~때문에", "~하는 부분" 등 선수 시절 인터뷰 때부터 지적받았던 적절하지 못한 습관을 해설위원이 되고도 떨쳐버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를 중계해야할 해설자가 본인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여 시청자, 혹은 청취자들의 집중을 헤친다는 데 있다. 라디오를 통해 음성으로만 들어야 한 청취자는 경기 상황 중계와 상관 없는 '한국 축구의 미래' 이야기 때문에 현재 지금 누가 볼을 소유하고 있는지, 어느 지점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지를 전혀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 종종 있었다.


해설 내용도 문제이다. 그 자리는 해설을 하는 곳이지, 축구행정가 정견 발표 자리가 아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 축구인들의 각성을 촉구할 수는 있으나, 그 내용과 길이 면에서 도가 지나쳤다. 그마저도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선수로서 훌륭했다고 하여 반드시 그가 해설을 잘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가장 매끄러운 진행으로 칭송을 받는데, 이렇게 준비가 되지 않은 부적절한 해설위원을 추천한 배성재 아나운서도 책임이 있다. 박지성은 해설 외에 본인이 잘하는 다른 다양한 일을 하기 바란다. 



지난 몇 년 간 예능 중에서 가장 즐겨보는 예능 중 하나는 단연 불타는 청춘이었다. 좋았던 이유는 참으로 많다. 50대 남짓한 중년들이 나와서 진솔한 이야기, 굴곡진 인생사를 나누는 것이 좋았다. 배경음악도 대부분 흘러간 옛노래들이라, 한국가요와 팝송을 적절히 틀어주는 것도 좋았다. 다른 버라이어티 예능처럼 무리하게 밀어부치고 소란을 떨지 않아도, 중년들에게서만 나오는 멋스러움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그 와중에도 때로는 어릴 적 놀이, 장작패기, 썰매, 논두렁 시합 등을 통해 옛 모습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다. 시골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주고, 정겨운 이웃과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흘러간 옛사랑에 대한 회한과 곧 맞이할 노년에 대한 감상을 멤버들끼리 나누는 것이 좋았고, 여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처럼 출연진 간 대결구도로 가지 않는 정겨움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몇 번 PD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 불청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초창기의 불청과는 전혀 다른 기획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고정멤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고, 출연자의 비주얼에 거는 기대가 많아졌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현재 불청에 대한 불편함이란?


불청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불청의 메인 MC격인 김국진을 빼놓을 수가 없다. 김국진이 불청에서 차지하는 역할의 비중은 나머지 멤버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다. 예능에 어색해하는 이들을 웃음코드로 승화시키고, 단체 생활에 서먹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모습이 역시 김국진은 김국진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무도의 유재석 역할을 불청에서는 김국진이 한다고 보면 된다. 김국진의 중요성은 예전 여행에 김국진이 늦게 합류했을 때 제대로 드러났다. 김국진이 촬영에 늦게 되어, 반장 역할을 최성국이 대체했던 여행편이 있다. 평소에 웃음이면 웃음, 배려면 배려 모든 것이 센스가 넘치는 비중있는 최성국이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리더가 된 최성국은 일반 구성원일 때의 모습에서 돌변하여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책임을 져야 하는 포지션이라 마음이 조급해진 탓인 듯 한데, 역할을 배분하는 일이 단순해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임을 보여준다. 


그랬던 김국진이 여러 모로 불편해 보인다. 초창기 불청시절 김국진은 메인MC일 뿐만 아니라, 남자 출연진 중 막내격이어서 웃기려고도 많이 노력하고, 노동의 배분 뿐만 아니라 실행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랬던 김국진이 어느덧 맏형격이 됨으로서, 웬만한 노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동생들에게만 시킨 채 조율만 하는 모습이 종종 비친다. 다른 출연진들의 카메라 분량을 더 확보해주기 위한 배려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마른 몸에 대한 본인의 컴플렉스 때문인지는 몰라도, 폭염으로 유명했던 지난 여름동안, 또 열대 보라카이 휴양지에서도 긴팔 긴바지의 답답한 복장만 고수했던 김국진의 모습이 현재 불청의 모습에 대한 반영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불편함은 출연진들의 태만이다. 고정멤버와 반고정멤버가 나뉘고, 연장자와 막내가 나뉘고, 남성 출연자와 여성 출연자가 나뉘는 불청에서, 노동 비중의 불균형은 심각하다. 여성은, 그 중 특정 여성은 음식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남성은, 또는 막내는, 또는 신입은 고된 노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는 남녀의 성역할과 위계질서 구분이 보다 명확했던 옛 세대 출연진들의 특성 상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추측이 된다. 그런데 평균 연령대가 높았던 불청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한 여행이 끝나면 최우수 멤버를 멤버들 간 투표로 뽑아 보상을 줌으로서, 멤버들이 예능과 노동에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최소한의 유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사라진지 오래이다.


불청에 직접 출연해본 적이 없으니 그 내부사정을 알 턱이 없고, 또한 그 출연진 간 끈끈한 유대감이 장점이었던 프로그램이기에 추측을 할 뿐이지만, 고정멤버, 반고정멤버 간 위화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불청은 늘 일정 수의 고정멤버가 존재하는 가운데, 고정이 아닌 멤버들이 나오고, 거의 매 여행 때마다 새 친구가 추가되는 포맷이다. 불청 초창기 고정멤버에는 김일우, 김동규, 양금석 등이 있었고, 최근까지 구본승이 있었으나, 현재 확실한 고정멤버는 남자 셋 여자 셋(김국진, 김광규, 최성국, 강수지, 이연수, 김완선)이다. 앞서 언급한 이유로 김국진이 부진한 가운데 그를 제외하면 김광규와 최성국, 이연수가 예능 측면의 거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강수지는 김국진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감히(?) 제작진이 고정에서 제외할 생각을 못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출연진은 김완선인데, 어느새부터인가 예능과 노동 모두 활기를 잃고 카메라에서 거의 보이질 않는다. 아마 2016년 부터였던 듯 하다. 본인도 최근 갱년기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했는데, 불청에 오랜만에 출연하여 너무 좋아하면서 똑같은 고민을 호소했던 김일우는 제작진이 고정에서 제외했으면서, 같은 이유로 더 이상 예능을 하려하지 않는 김완선이 고정멤버에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김완선은 요리 실력도 부족하고, 예능도 침체기인데다, 예전에 맡았던 막내, 발랄함, 미녀, 애교, 활기의 캐릭터는 모두 이연수에게 밀리고 있어 카메라에는 거의 등장할 일이 없다.


불청도 각종 비판에 귀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는지, 다수의 시청자로부터 원성을 들었던 짝짓기와 러브라인이라는 무리수를 최근에는 좀 자제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예전 초창기 불청의 정겨운 색깔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제작진이 잘못된 방향으로 불청을 끌고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불청은 SBS 홈페이지에 시청자 게시판이 없다. 시청자의 불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가장 불편한 점은, 프로그램이 예전의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매우 어색하기 짝이 없는 PPL을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년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건강식품 PPL이 많이 등장하는데, 한 출연진이 나머지를 위해 건강식품을 준비해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여 이것은 몸 어디에 좋다는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이다. 이런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과연 그 건강식품을 구입하려들지 의문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 교체된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것. 둘째는, 불청 초창기부터 핵심 멤버였던 김국진, 강수지, 김완선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제작진 사이에 큰 틀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며, 이렇게 만든 메인PD는 책임을 떠안고 교체되어야 한다. 또한 매너리즘에 빠진 고정멤버들이(김국진, 강수지, 김완선) 다시 예능에 충실하게 만들기 위해 (김국진은 메인MC이니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고정멤버에서 과감히 제외하고, 예전 인기캐릭터(김일우, 박선영 등)를 투입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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