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연애의 맛'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이필모, 서수연 커플(필연 커플)이 큰 화제가 되었다.
진정성을 보여주는 연예인 이필모의 매력, 그런 이필모와 여러 면에서 좋은 인연임이 드러나는 일반인 서수연 커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커플의 케미답게 작년 연말에는 결혼 발표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필연 커플의 결혼 발표 후 연애의 맛의 메인진행자인 최화정과 박나래가 결혼 준비과정부터 낱낱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갈 것이라고 공언했고,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서혜진 PD 역시 결혼 과정은 물론 결혼 이후에는 같은 방송사에서 역시 본인이 론칭한 '아내의 맛' 프로그램에 계속 이 커플을 출연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필연 커플이 귀한 부부의 연을 맺도록 만남을 갖는데 연애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이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연애 과정이 이미 실제 삶의 영역과 구분이 사라진만큼, 서혜진 PD와 TV조선은 더 이상 이들을 카메라를 들이대고 괴롭혀서는 안된다. 마치 '이 만남에 우리의 공헌과 지분이 있으니, 너희들은 사생활을 희생해서 결혼준비는 물론 그 이후까지 우리에게 출연으로 보답해야할 빚이 있다.'라고 강요하는 모습과 같다.
이필모는 연애의 맛 출연으로 화제가 된 중에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연애의 맛 제작진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서로 참 좋아해서 일반 연인들처럼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종종 만나고 싶은데, 연애의 맛 제작진이 만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만나고, 절대 카메라 없는 곳에서 따로 만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커플이 관계가 진전된 데에는, 이필모와 서수연이 그 룰을 은밀히 어기고 따로 수시로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실제로 연애의 맛에서 이 커플은 다음 방영분으로 이어질 때마다 호칭, 말투 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여, 그 사이 종종 따로 만난 것이 명백해보였다. 여기에 프로그램의 맹점이 있다. 만일 연인이 서로를 위해 진심이라면, 어떻게 반드시 카메라 앞에서만 만나고 연락하는 것이 가능하겠으며, 연인이 서로를 위해 진심이 아니라면, 더 이상 카메라 앞에서라도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필연 커플이 곧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이상, 방송사는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사랑이 가상, 혹은 설정이 아닌 실제의 삶이 될 수 있도록 개인 사생활을 보호해줘야 할 것이다. 결혼식은 대개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자리이므로 방송국이 출동할 수 있다해도, 신혼까지 억지로 카메라 앞에 세우겠다는 것은 사생활 침해를 넘어 폭력에 가깝다. 만일 필연 커플이 제작진이 정해준 룰인 카메라 밖에서 서로 만나지 말 것이라는 룰을 지켰다면, 그리고 결혼준비에서 신혼까지 카메라에 담는다면, 필연 예비 부부는 사실 상 첫 만남부터 연애, 결혼, 신혼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카메라 앞의 어느 정도 절제되고 연출되고 포장된 보여주기식 행동 외에는 둘 사이에 다른 어떤 것도 없게 될 것이다. 결국 신혼 중에 '아내의 맛'을 하차하는 시점부터 진짜 둘 만의 진지한 삶이 시작되는 것. 아무리 연예인이라지만 이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아무리 둘을 만나게 주선해줬다지만, 너무 돈 앞에 개인의 삶을 '팔아먹는' 것이 아닌가?
이필모, 서수연 예비 부부가 현명하다면,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연애의 맛 제작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결혼식을 끝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깨끗하게 하차해야할 것이다. 트루먼 쇼도 아니고, 연애 시작부터 신혼까지, 참 돈에 환장한 방송사의 욕심과 사생활 침해가 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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