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신제품 발표가 어김없이 쏟아진 연말, 2018년 현재 애플 제품 구입을 보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아래 제품을 상당 수 보유하고 있으며,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애플 제품의 불매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2018년 말 현재 시점에서 신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보류해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아이폰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

 


아이폰은 참 매력적인 제품이다. 최신 제품인 iPhone XS는 작년 X에 이어 드디어 골드 색상이 추가되었고, 이보다 화면이 더 큰 Max도 나왔으며, XR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함에도 XS, XS Max와 동일한 프로세서 칩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1. 조만간 놋치(notch) 디자인은 사라질 것

 

아이폰 X부터 베젤과 물리버튼을 없애고 전면 액정을 채택하였지만, 탈모 디자인이라고 조롱받는 놋치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전면 카메라 등과 같이 반드시 화면 상단에 내장되어 있어야 하는 것들을 액정에서 구현하는 것이 현재 기술력으로 기존의 가격 범위 내에서 상용화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iOS의 업데이트와 앱개발자들을 통해 내려진 지침으로 놋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화면의 일부는 잘려나가고, 따라서 그만큼 구현되지 못하는 화면이 비효율적이며,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조만간 아이폰은 액정 뒤에 전면 카메라를 위치시키는 기술을 통해 놋치가 없는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다훨씬 낫지 않은가?

 

2. 핸드폰 성능 기술발전의 한계효율 체감 

 

아이폰 6S를 예로 들면, 해외 유튜버들이 아이폰 6S와 아이폰 X 또는 XS와의 각종 앱 실행 속도를 비교해놓은 영상들이 존재하는데, 앱 구동 시 혹은 부팅 시 속도의 차이는 거의 없다. 여전히 아이폰 6S X 못지 않게 빠른 성능을 자랑하며, iOS 업데이트도 지원된다. 아이폰 6S와 아이폰 XS의 성능 차이는, 예전 아이폰 3GS와 아이폰 5의 성능 차이만큼 크지 않다, 핸드폰 성능 기술발전의 한계효율은 체감하는 것이다. 확연히 성능 차이가 느껴질 정도의 아이폰이 나오지 않는 이상, 6S나 그 이후의 아이폰 유저는 최신 제품을 쓴다는 만족 외에는 새 제품 구입에 그다지 큰 효용을 얻지 못할 것이다.

 

3. 충전 단자가 USB-C로 바뀔 가능성

 

아이폰 4S 이후로 아이폰은 줄곧 8pin 케이블을 충전단자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8pin 단자가 USB-C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미 Samsung LG의 플래그십 핸드폰은 작년 즈음부터 충전 단자를 USB-C로 바꾸었다. 이는 단순히 표준 규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USB-C가 전송 속도 면에서 월등히 빠르기 때문이다. 애플 또한 이미 맥북 프로의 경우 2016년 모델부터 모든 단자를 USB-C로 바꾸었다. 8pin용 충전선과 각종 변환젠더 등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애플이 독자적 8pin 단자를 포기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나, 8pin 단자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한, 애플도 결국 대세를 따르게 될 것이다. 지금 8pin 핸드폰을 사면, 내년에 모든 충전선을 새로 바꾸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4. 내년(2019)부터 상용화되는 5G network(5세대 이동통신)

 

5세대 이동통신이 2019년부터 상용화되면, 무선망 이용 속도는 지금보다 혁신적으로 증가한다 ( 200~500). 대역폭이 훨씬 증가하기 때문이다. 4G LTE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현재 나온 핸드폰들은 5G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5. 극대화된 애플의 고가 정책

 

애플은 소비자의 지불의사가격 (willingness-to-pay price)을 잘 파악하여 판매가격을 극대화하여 판매하는 회사이다. 그래도 애플이 좋으니 비싸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살 사람은 결국 산다. 그러나 이번 아이폰의 가격은 그 지불의사가격을 최초로 초과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다. 더구나 맥북의 경우 새 제품이 나오면 이전 제품을 단종시키는 방식이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경우 직전 모델을 가격을 인하해서 판매한다. 올해의 경우 아이폰XS, XS Max, XR을 출시하면서 오히려 직전 모델인 아이폰X을 단종시켰다. CPU와 카메라 성능의 미묘한 차이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인하된 아이폰X를 계속 판매할 경우 신제품 시장이 잠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아이폰 7 8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그렇지만 물리 버튼을 없애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이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신제품 판매의 타격을 우려하여 직전 모델을 제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아이폰 다음 모델 (아이폰 11?)에 혁신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차라리 내년에 가격이 인하된 XS, 또는 XR을 사는 것이 낫다

올해부터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폰 가격은 상대적으로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줄어든 판매량을 가지고도 당분간 높은 수익을 누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성능 향상에 따라 교체주기도 길어지고, 스마트폰 인구가 많이 늘어 시장이 포화되어 예전과 같은 수익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아이폰이 이처럼 초고가 정책을 고수한다면, 분명 아이폰 판매에 타격이 있을 것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초고가 정책노선을 약간 변경한 애플을 내년에 기대해 본다.

 

종합하면, 불과 1~2년만 기다리면 '놋치 디자인도 사라지고,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USB-C 단자로 바뀐, 가격이 인하된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맥북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

 


1. 성능 대비 지나친 가격

 

초고가의 아이폰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Samsung Galaxy폰이라는 동지라도 있지, 맥북의 초고가 판매는 비교 대상조차 없다. 맥북 프로 13, 15인치를 예로 들면, 비슷한 스펙을 가진 일반 Windows PC/laptop의 가격은 맥북 프로 가격의 1/2에서 1/3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Microsoft surface 제외) 심지어 맥북에는 없는 화면 터치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더구나 들어가는 CPU 라인업을 단순 비교해봐도 그 가격의 절반을 형성하는 일반 Windows 랩탑에 들어가는 CPU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진다. 아무리 맥OS 최적화를 통해 실제 체감 성능은 더 뛰어나다고 해도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일반 Windows PC는 같은 성능이면 화면이 커질 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예를 들어 동일한 성능의 13인치 노트북과 15인치 노트북은, 후자가 더 저렴하다. 그런데 애플은 화면이 커질수록 (가격으로는 그닥 차이가 나지 않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함으로서 (CPU 사양을 높이거나, 그래픽 사양을 높이거나 하여) 큰 화면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 (+$300.00). 심지어 SSD 용량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훨씬 비싸게 판매한다. (+$200.00) 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애플의 판매 전략이다.

 

2. 2016년 모델부터 3년째 정체된 혁신

 

맥북 프로는 2016년 모델부터 터치 바(touch bar)를 도입했다. 요즘 나오는 Windows 랩탑의 필수기능인 화면 터치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터치 바는 사용자에 의해 매우 호불호가 갈리고, 추가 배터리 소모량이 우려되는 데다, 앱이나 프로그램 개발자가 터치 바를 지원하는 기능을 추가로 넣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는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다. 과연 맥북이 터치 바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조차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2016년부터 2018년 맥북 프로까지는 외관, 성능 면에서 대동소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왕 비싼 것를 사려면이 다음에 한 가지 threshold를 넘어서는 변화가 생길 때 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아이패드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

 


1. 급기야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린 가격 

 

2018 10월 말, 애플은 새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아이폰과 같이 아이패드도 처음으로 베젤이 얇고 물리버튼이 사라진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쌍둥이와 같으므로 이는 얼마든지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11인치가 $799 + tax, 12.9인치가 $999 + tax 부터 시작한다.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미친 가격이다. 아이폰은 작은 크기에 집약하는 기술과 노동력 때문에 비싼 가격을 형성할 수 밖에 없다고 애써 이해해보려 해도, 아이패드는 비싼 가격을 도저히 정당화할 수가 없다. 아이패드 프로라고 해도, 결국 아이패드는 똑같은 아이패드일 뿐이다. 프로라고 해서 더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 아이패드 1에서 2가 나오고, 아이패드 에어 1에서 2가 나왔듯이, 그저 아이패드에서 내부 장치, 성능이 향상되었을 뿐, 똑같은 환경, 똑같은 아이패드에 불과하다. 초기화면도, 세팅도, 운용체제 그 어느 것 하나 일반 아이패드와 다르지 않다. 심지어 2018년에 나온 아이패드(6세대, A10 프로세서)는 애플 펜슬도 적용된다. 아이패드 프로의 특징인 베젤리스, 물리버튼 제거, 애플펜슬 호환은 앞으로 나올 아이패드 제품에 모두 적용될 사항일 뿐이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나온 아이패드는 용량이 32GB로 절반이긴 했지만 시작 가격이 $329였다. 2018년 아이패드는 2016년 출시된 아이폰 7과 유사한 A10칩을 장착하고 있고, 2018년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폰 XS와 유사한 A12X를 장착하고 있다. 베젤리스 여부와 약간의 성능 외에는 모든 것이 동일한 제품을 1년도 안되어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파는 것은 정말 비양심적인 행태라고 밖에 할 수 없다기존의 애플 제품이 새로운 성능을 장착해 고가 모델 라인을 새로 런칭하는 방식이었다면, 애플이 아이패드에 별도로 취하는 정책은 프로(Pro) 라인은 고가모델로 원래 예정된 약간의 성능 향상을 한 것이고, 몇 년 전의 저가 모델을 기존의 일반 아이패드 라인으로 가져가는 경우인 것이다.

 

애플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태블릿이란 과연 무엇이며, 쓰임새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태블릿의 용도는 랩탑이나 핸드폰과는 전혀 다르다. 생산성에 집중한 랩탑, 휴대성에 집중한 핸드폰. 그러나 아이패드는 여전히 핸드폰보다 휴대성이 떨어지고, 랩탑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품임에도 가격만 끝없이 높여놓았다. 태블릿은 핸드폰만큼 시장이 포화되었고, 심지어 핸드폰보다 교체 주기가 긴 태블릿의 특성 상, 판매 수량의 증가보다는 가격의 증가로 수익을 더 높여보겠다는 애플의 발상이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다. 소비자는 태블릿은 '태블릿 답게' 사용할 뿐이다. 생산성 높은 작업은 노트북으로, 즉각 처리가 필요한 간단 업무는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기에, 태블릿은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서브일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 디자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은 맥이나 아이폰이 아닌, 태블릿에 그와 같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애플 매니아들조차도 연말할인 행사 시즌이면 가격이 백 불대에 불과한 파격 할인딜이 나오는 가볍게 서브로 사용할 수 있는 삼성 태블릿을 사고 말지, $800 또는 $1,000을 태블릿 구매에 지출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늘 지불의사가격을 극대화해온 애플이라지만, 2018년형 아이패드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역대 애플제품에서 유일하게 소비자의 지불의사가격을 초과하여 가격이 책정되었다

 

결국 아이패드도 향후 모든 제품에 전면 액정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적당히 현재의 태블릿을 쓰다가 몇 년 뒤에 저렴해진 모델을 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애플워치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

 


1. 오래 못 쓰는 시계 - 낮은 지불 의사 가격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비싸고 좋은 시계를 사는 경우, 한 번 사서 오랫동안 그 가치를 누릴 것을 기대하고 살 것이다. 그런데 애플 워치는 태생적으로 기계라는 한계 때문에, 아무리 비싸고 좋은 에르메스 버전도 일 년 뒤 다음 모델이 나오면 자동으로 새 워치의 가장 기본 모델보다도 못한 제품이 되고 만다. 따라서 당장은 유용하게 쓰되 몇 년 가지 못하는 제품이라면, 지불의사가격은 낮게 형성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온 애플워치4는 제일 저렴한 모델이 50만원이 넘어간다. 30만원대였던 이전 모델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상승했다. 

 

2. 애플워치5가 나오면 4를 사자.

 

그래도 올해 나온 애플제품 중에 굳이 직전 제품보다 성능이 월등하게 향상된 모델을 꼽자면 애플워치 4가 유일하다. 디자인도 바뀌었고, 화면 크기도 커졌다. 유튜브에서 역대 모델, 특히 애플워치3와 비교한 영상을 보면, 속도 면에서 월등한 성능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애플워치 4는 살 가치가 있을까? 역시 애플은 대신 그만큼 가격을 대폭 높였다. 기존 애플워치 제품군과 애플의 행태를 볼 때내년에 나올 애플워치 5는 애플워치 4와 외관 상 또 성능 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워치5가 나오면 가격이 인하된 애플워치4를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소비자의 지불의사가격을 잘 파악하여 극대화한 지점에서 판매 가격을 형성하는 애플이라지만, 2018년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소비자를 호구로 알고 지나치게 가격을 높게 책정하였다. 올해 처음으로 애플 각 제품 판매량 및 수익의 전년 대비 대폭 하락을 점쳐본다. 굳이 위에 열거된 애플 제품을 꼭 사야한다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인 2019년에 직전 제품인 2018년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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