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재, 아이폰의 가장 최근(2019년)에 출시된 모델 라인업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iPhone 11, iPhone 11 Pro, iPhone 11 Pro Max. 아이폰 11은 LCD 패널을 차용했고, OLED를 장착한 Pro와 Pro Max는 고급형 모델이다. 여기에 2018년에 출시된 iPhone XR과 2017년에 출시된 iPhone 8 및 8 Plus를 Apple에서 공식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1 Pro는 $999+tax, 11 Pro Max는 $1,099+tax부터 출발한다.
이처럼 아이폰이 매년 신제품을 내오고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출시된지 5년에 가까워지는 아이폰 6s 및 6s Plus가 여전히 최고의 아이폰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신 아이폰과 성능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유튜브에는 2018년 고급형 모델인 아이폰Xs, 또는 2019년 모델인 아이폰11과 아이폰 6s의 speed test를 비교하여 올린 영상이 여러 개 올라가 있다.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놀라운데, 아이폰 6s의 성능이 최신 아이폰과 비교하여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폰 6s는 인터넷 속도, 부팅 속도, 앱 구동 속도 그 어느 면에서도 결론은 동일하다. 다만, 1~2기가가 넘는 게임을 초기 구동할 때 로딩 속도에서 1~2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3~4년의 출시년도 차이와, 현재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차이를 생각할 때 그 1~2초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무거운 게임을 작동할 때 초기 로딩의 1~2초를 벌고 싶어 $600~$700을 더 지출할 용의가 있는가?
아이폰의 넘버링은 꾸준했다. 개관해보면, 대부분 매년마다 신작 아이폰을 발매했고 격년으로 s가 붙은 모델을 발표했다. 바로 여기서 애플이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매년 아이폰이 새 이름으로 발표되기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아이폰 5보다 5s가 빠르겠지. 또 그만큼 5s보다 6가 빠르겠지. 또 그만큼 X보다 XR이 더 빠르겠지."
그러나 팩트는 그렇지 않다. 매년 아이폰의 성능이 개선되어 발표되는 것은 맞지만, 그 성능 차가 아이폰 넘버링의 단위만큼 일정하지는 않다. 5와 5s의 성능 차 간격이 6와 6s의 성능 차 간격과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아이폰의 넘버링은 interval data가 아니라, ordinal data이다. 심지어 객관적 성능을 측정하는 Geekbench score조차도, 수치가 2배 높다해서 2배 빠른 것은 아니다.
실제 Geekbench score를 보면, 전년도 모델에 비해 가장 성능이 비약적인 향상을 보인 모델 중의 하나는 아이폰 6s이다. 즉 아이폰 5s에서 6, 또는 아이폰 6s에서 7으로의 성능 향상폭보다 6에서 6s로의 성능 향상 퍼센티지가 훨씬 컸다는 것이다. 아이폰 6s는 아이폰 중 최초로 램 2GB를 채택한 모델이다 (아이폰 5부터 5, 5c, 5s, 6까지 모두 1GB). 따라서 동일하게 1GB를 채택한 아이폰 5s에서 6으로 넘어갈 때와, 동일하게 2GB를 채택한 아이폰 6에서 7으로 넘어갈 때보다 성능 향상의 체감율이 훨씬 크다.
둘째, 6s Plus의 커다란 화면
2018년부터 출시된 X, Xr, Xs, Xs Max, 11, 11 Pro, 11 Pro Max 모델 모두 액정 사이즈가 5.8인치에서 6.1인치, Max 모델은 6.5인치에 육박한다. 아이폰 6s Plus는 5.5인치이기에 위 언급한 모든 최신 모델보다 화면 사이즈가 작지만, 이 사이즈는 대각선 길이일 뿐이다. 위 모델들은 손에 착 감길 수 있도록 모두 세로가 무척 길고 가로가 짧은 와이드 화면을 채택하였다. 따라서 Max 모델 2종만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화면 가로 길이가 6s Plus보다 짧다. 영상 감상하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핸드폰 화면을 세운 상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감상으로는 대각선 화면 길이는 더 짧지만 가로 길이가 더 긴 6s Plus의 화면이 제일 커보인다.
셋째, 지문 인식(touch ID)의 편리함, 얼굴 인식(face ID)의 심리적 불편함
X, Xr, Xs, Xs Max, 11, 11 Pro, 11 Pro Max 모델 모두 이전의 지문 인식(touch ID) 기능을 버리고 얼굴 인식(face ID) 기능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얼굴 인식률이 아무리 정확하다 한들 비슷한 얼굴 형태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물을 인식하고 잠김이 풀리는 등 오류가 보고되고 있는 데 반해, 지문은 오로지 전 세계 인구 중 핸드폰 주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이점이기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아무리 애플이 보안을 신경쓴다 한들, 심리적으로도 카메라를 통해 얼굴 인식을 해제하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감시당하는(peeping) 느낌을 준다. 실제로는 전혀 감시 가능성이 없고 오로지 심리적인 부분이라 할지라도, 느낌 상 누군가에게는 찝찝함과 불쾌함을 주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넷째, 3.5mm 유선 이어폰 잭을 보유한 마지막 모델
아이폰 6s는 3.5mm 유선 이어폰 잭을 보유한 마지막 모델이다. 방수 기능과 휴대폰의 경량화, 그리고 무선 이어폰으로 인한 수익을 위해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폰 제조사들(애플, 삼성, 구글 등)이 유선 이어폰 잭을 제거함으로서 무선 이어폰의 구입 및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무선 이어폰은 여러 단점이 있다. 수시로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고, 무선 이어폰보다 음질이 떨어지며, 아무리 좋은 이어폰이라 해도 약간의 딜레이(latency)가 발생한다. 아이폰 유저가 위 단점을 보완하려면 결국 애플이 만든 무선이어폰인 에어팟(Airpods)을 써야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기존 애플 유선 이어폰보다 약 10배 가량 더 비싸다.
다섯째, 2020년 현재 여전히 iOS가 최신으로 업데이트 된다.
애플은 2020년 현재에도 꾸준히 아이폰 6s와 6s Plus의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2019년에 그 전 모델인 6와 6 Plus의 업데이트 지원을 중단했는데, 이 추세라면 아이폰 6s와 6s Plus의 업데이트도 출시된지 5년이 되는 2020년 중에는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여섯째, 보기 흉한 노치(notch)가 존재하지 않는다.
2018년에 출시한 아이폰X부터 최신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베젤이 없는 모델들은 모두 화면 상단 카메라 및 전화수신 스피커가 있는 부분에 보기 흉한 검정 부분(notch)이 존재한다. 2019년에 발표된 최신 삼성 갤럭시폰들은 notch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지만, 카메라 구멍 사이즈만큼으로 최소화한 반면에 애플은 분명 그런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흉칙한 노치를 탑재했다. 이는 영상 재생이나 게임 구동 시 한쪽 구석 일부분이 가리게 되며, 뉴스 기사를 읽을 때는 그 부분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
일곱째, 3D 터치를 지원한다.
아이폰의 3D 터치는 화면을 터치하는 강도에 따라 앱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게 하는 기술이다. 2015년 6s에 처음으로 탑재되어, 2018년 발표한 XR, Xs 부터 다시 기능이 사라졌다. 딱히 유용하지 않은 기능이라 아이폰 유저 중에 이 기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별 쓸모는 없지만, 그래도 최신폰에는 없는 기능임은 확실하다.
여덟째, 최신폰도 여전히 5G는 지원하지 않는다.
경쟁사인 삼성은 2019년에 출시한 갤럭시 S10부터 5G를 지원하는 제품을 따로 출시한 반면, 최신폰인 아이폰 XR, Xs, Xs Max 또는 11, 11 Pro, 11 Pro Max 조차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충분히 5G 기능을 11 Pro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따리를 천천히 매년 하나씩만 풀어 신형 모델 장사를 하려는 애플의 상술에 눈쌀이 찌푸려진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이나 거창한 5G 서비스 광고와는 달리, 실제 신호도 많이 약하고 커버되지 않는 범위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5G로 이동하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면, 아이폰 최신형에서는 이를 반영했어야 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5G 서비스가 가까운 미래에 가격도 떨어지고 신호도 더 잘 잡히게 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는 시점이 오면, 아이폰 6s나 아이폰 11 Pro나 둘 다 똑같은 구형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럴 바엔 무엇하러 아이폰 11 Pro를 구입하기 위해 $1,000에 육박한 금액을 지출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5G모델 나오면 똑같이 똥폰 될 것을
아홉째, 최신폰도 여전히 USB-C를 채택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논리로, 데이터 전송량 등 기능면에서 월등하여 글로벌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USB-C를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하지 않고 여전히 독자적인 8 pin 충전선을 고집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의 맥북 프로(Macbook Pro) 라인에서 USB 단자는 완전히 USB-C로 대체한데다, 심지어 2018년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iPad Pro) 라인 역시 8 pin 단자를 USB-C로 대체하였는데 유독 아이폰만큼은 요지부동이다. 조만간 아이폰도 적어도 프로 모델만큼은 USB-C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시점이 오면, 아이폰 6s나 아이폰 11 Pro나 둘 다 똑같이 8 pin 단자를 탑재한 구형폰에 불과하게 된다.
아이폰 6s, 또는 6s Plus는 이와 같이 출시된지 5년이 다 되어가는 2020년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가격 대비 최강의 아이폰이다. 현재 아이폰 6s와 6s 플러스는 애플의 공식 판매는 중단되었지만, 온라인 상점 등 다른 경로를 통해 둘 중 더 비싼 6s 플러스도 봉인된 새 제품은 약 $300, 상태 좋은 중고나 리퍼 제품은 약 $200에 거래되고 있다. 6s Plus 새 제품을 구입하거나 중고를 구입하여 배터리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 또는 아이폰 6s/6s Plus가 2020년부터 iOS update 지원이 끊길 것을 대비하여 아이폰 8/8 Plus를 구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소비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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